DBT 다이어렉티컬 행동치료 워크북 저자 한국어 서문
1993년에 최초의 다이어렉티컬 행동치료(DBT) 스킬훈련 매뉴얼이 출간되면서부터, 다양한 정신장애에 대한 DBT 적용을 주제로 한 연구들이 폭발적으로 늘어났습니다. 저의 첫 파일럿 DBT 연구는 높은 자살위기의 성인을 치료하는데 초점이 맞춰져 있었습니다.
지금은 경계선 성격장애, 섭식장애, 치료거부적 우울증, 약물 사용, 기타 다양한 장애를 가진 성인뿐만 아니라 자살위기를 가진 청소년 치료를 위해서도 DBT 스킬훈련의 효과성을 증명하는 연구 결과가 나오고 있습니다. 실제로 정신장애 진단이 없는 사람이라도 DBT 스킬이 많이 도움이 됩니다.
정서적 어려움이 있는 친구와 가족들, 또한 초등학생에서 고등학생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사람들이 DBT의 도움을 받을 수 있으며 기업에서 더 나은 업무 환경을 만들기 위해서 DBT 스킬을 적용할 수 있습니다. 대부분의 DBT 치료자들은 자신의 일상생활에서 이 스킬을 늘 사용하고 있으며 나 역시 스킬을 통해서 많은 도움을 받았기 때문에 항상 고마움을 느낍니다. 누군가 “이 스킬들은 집에서 어머니가 가르쳐 주어야 하는 내용 아닌가요?”라고 물을 때면 ‘그렇다’고 대답하지만, 어머니들 가운데 이러한 스킬에 관심을 갖거나 접근하기 어려운 분들도 많습니다.
저는 DBT 스킬들을 개발하기 위해 경험과학적 근거가 있는 행동적 개입에 대한 수많은 치료 매뉴얼과 치료 문헌을 참고하였습니다. 치료자들이 내담자에게 무엇을 어떻게 말해야 하는지를 리뷰하여 스킬 자료와 워크시트의 지시문으로 재구성했고, 치료자를 위한 강의 노트를 만들었습니다. 예를 들어 “정반대 행동하기” 스킬은 불안장애를 치료하기 위한 노출치료를 바탕으로 하여 만들어졌으며 불안 이외의 감정을 치료하기 위해 노출 전략을 일반화했습니다. “사실 확인하기”는 인지치료적 개입의 핵심 전략입니다. 마인드풀니스(Mindfulness) 스킬은 19년간의 카톨릭 학교 생활, Shalem Institute의 영성 가이던스 프로그램을 통한 관상기도(contemplate prayer) 수련, 그리고 선 수행을 거치며 지금은 선사가 된 저의 35년 간의 산물입니다. “현재 생각에 대한 마인드풀니스” 역시 수용-전념 치료(acceptance and commitment therapy)에서 가져왔습니다.
대체로 DBT 스킬은 행동치료자가 내담자에게 여러 가지의 효과적인 치료기법을 사용하여 무엇을 어떻게 하는지 알려주는 것입니다. 몇 가지 스킬들은 전체 치료 프로그램에 맞게 일련의 단계들로 공식화하여 재구성되었습니다. 새로운 감정조절 스킬 중 하나인 “악몽 프로토콜”이 그 예입니다. 그 밖의 다른 스킬들은 인지심리학과 사회심리학의 여러 연구에서 가져왔습니다. 또한 저의 동료들은 다양한 분야와 학술영역에서 새로운 스킬을 개발하여 새로운 집단에 적용하고 있습니다.
저는 지금까지 DBT에서 개발된 모든 자료와 워크시트를 포함한 내담자를 위한 스킬훈련 워크북을 출간하게 되어 매우 기쁩니다. 어떤 사람에게는 이 책에 담긴 스킬이 모두 필요하지 않을 수도 있을 것이고, 어떤 이들에게는 효과적인 스킬이 다른 사람에게는 효과적이지 않은 스킬이 있을 수도 있습니다.
이 책에 소개하고 있는 스킬들은 성인, 청소년, 부모, 친구, 가족, 고위험군, 저위험군 등 다양한 사람을 대상으로 한 연구를 통해 검증한 것들입니다. 저는 이 스킬들이 여러분에게 꼭 필요한 것이기를 바랍니다. 또 여러분이 스킬훈련에서 다루지 않은 스킬을 배우고 싶다면 대인관계 효율성 스킬(대인관계 효율성 스킬 모듈의 DEAR MAN, GIVE, FAST 스킬 참고)을 사용해서 여러분의 스킬훈련자나 치료자에게 요청하십시오.
만약 여러분 혼자서 DBT에 도전해보고자 한다면, 이 워크북은 아직까지 자가-치료 매뉴얼이나 내담자가 보는 워크북으로써 효과가 있는지는 검증된 바가 없다는 점을 이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추후에 자가-치료 워크북을 출간하려는 마음을 가지고 있으니 계속 관심을 가져 주기 바랍니다.
또한 Linehan Institute에서 제공하는 동영상자료들을 참고하십시요. 저는 DBT 스킬을 여러분 스스로 혹은 스킬훈련자의 도움으로 습득을 하여서 숙련된 방편으로써 사용되기를 희망합니다.
다이어렉티컬 행동치료DBT는 중증의 자살위기를 보이는 환자들을 치료하기 위해서 처음 개발되었으며, 이 후 경계선 성격장애를 치료하는 심리치료 기법으로 발전하게 되었습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다이어렉티컬 행동치료는 복합적인 증상을 가지고 있거나 치료가 어려운 정신장애를 치료해 가는 것으로 확장되고 있습니다. 독자 여러분께서 알고 계시듯이 자살 위기를 겪고 있거나 치료가 어려운 환자들을 인내심과 동정심을 가지고 대할 수 있으면서, 동시에 훌륭한 치료적 기술을 갖춘 치료자는 많지 않습니다. 더욱이 DBT와 같이 새로운 치료기법을 적극적으로 습득하고 이를 직접 실행하고 적용하려는 치료자를 만나는 것 또한 매우 어려운 일입니다. 수많은 경험과학적 증거들이 이 새로운 치료기법이 가장 효과적이라고 밝히고 있어도 치료자들은 자신이 이전에 배웠던, 편안하게 느끼는 치료를 내담자들에게 제공해 버리기 쉽기 때문입니다.
저는 조용범 박사가 다이어렉티컬 행동치료를 적극적으로 찾고, 이 치료기법을 진정으로 습득하기 위해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쏟았다는 사실이 너무나도 인상적이었고, 이를 매우 기쁘게 생각합니다. 사실 많은 사람이 이 새로운 치료기법을 즉시 이용하여 적용해 보려고 할 뿐, 진정으로 DBT를 습득하려고 하는 경우는 많지 않습니다. 경험과학적 근거가 있는 evidence-based 심리치료를 하려면 치료자는 연구 과정에서 치료 효과가 검증된 요소와 절차가 제시된 매뉴얼을 필수적으로 따라야만 합니다.
저는 두 권의 DBT 매뉴얼을 쓸 때 이 책들이 미국이나 영어권 국가가 아닌 곳까지 전파될 것이라고는 상상하지 못했습니다. 특히, 한국에까지 DBT가 퍼져 나갈 것이라는 것은 꿈을 꾸지도 못했습니다. 이제 한국어판 다이어렉티컬 행동치료 매뉴얼을 통해서 경계선 성격장애를 가지고 있거나 보다 복합적인 장애를 가지고 있는 한국인들이 DBT 치료를 받을 수 있게 될 것입니다. 아마도 이 책이 출판되지 않았다면 불가능한 일이었을 것입니다.
저는 조용범 박사가 두 권의 DBT매뉴얼을 번역하는 데 너무나도 많은 노력을 기울여 준 것에 깊이 감사를 드립니다. 이 책의 독자들은 한 페이지 한 페이지 읽어 가면서 소중한 기술을 발견하실 것입니다.
마샤 M. 리네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