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DBT 심포지움 리뷰 “가족과 함께하는 DBT: 가족 참여 및 개입을 통한 치료 효과 증진”

DBT KOREA 심포지움은 국내에서 쉽게 접하기 어려운 세계 최고 DBT 전문가들을 직접 만날 수 있는 기회입니다. 이번 심포지움에서는 청소년과 가족을 위한 DBT를 적용해 온 마커스 로드리게즈 박사와 함께, 가족 안에서 감정과 행동이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 과정을 어떻게 이해하고 치료에 연결할 것인지 살펴보았습니다. 특히 부모와 자녀의 감정조절 어려움을 이해하는 방법과 부모 코칭 및 가족회의를 통한 실제 개입, 그리고 내담자의 주체성과 가족이 함께하는 회복탄력성을 기르는 방법에 대해 임상 사례를 중심으로 알아보았습니다

9월 DBT 심포지움 리뷰 "가족과 함께하는 DBT: 가족 참여 및 개입을 통한 치료 효과 증진"

글 · 채송희 l DBT 교육원 부대표
 
 

가족과 함께하는 DBT: 가족 참여 및 개입을 통한 치료 효과 증진
 
DBT KOREA Symposium Series
 
DBT with Families

 
가족과 함께하는 DBT: 가족 참여를 통한 치료적 적용과 실제
 
지난 9월, 열세 번째이자 마지막 DBT KOREA 심포지움에서는 마커스 로드리게즈(Marcus Rodriguez, PhD) 박사를 초청하여 「가족과 함께하는 DBT: 가족 참여 및 개입을 통한 치료 효과 증진」을 주제로 강연이 진행되었습니다. 로드리게즈 박사는 임상심리학자이자 Behavioral Tech의 DBT 트레이너로, Pitzer College 교수 및 Global Mental Health Lab의 설립자이자 소장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Los Angeles의 Youth and Family Institute에서 Clinical Director를 맡고 있습니다. 이번 강연에서는 가족의 상호작용을 이해하는 두 가지 모델과 임상 사례를 중심으로, 청소년과 부모를 함께 지원하는 DBT의 원리와 실제를 살펴보았습니다.
 
문제행동 너머의 고통과 가족의 상호작용 이해하기
 
로드리게즈 박사는 자해, 자살 관련 행동, 등교 회피, 분노 폭발 등 여러 문제행동이 견디기 어려운 고통에 대처하는 방식으로 기능할 수 있다는 점을 짚어주었습니다. 청소년은 자신이 원하는 삶과 현재의 삶 사이의 간극을 혼자 좁힐 자원이 충분하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따라서 문제행동을 다루는 동시에 그 이면의 욕구를 이해하고, 가족과 함께 해결책을 찾도록 돕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를 이해하기 위한 틀로 앨런 프루제티(Alan Fruzzetti)의 감정조절 어려움의 상호교류모델이 소개되었습니다. 자녀가 슬픔이나 외로움을 비난이나 극단적인 말로 표현하면, 부모 역시 고통을 느끼며 비수인적으로 반응할 수 있습니다. 그러면 자녀의 감정은 더욱 고조되고 부모도 수인하기 어려워지는 순환이 이어집니다. 강연에서는 일상적인 대화가 큰 갈등으로 번지는 사례를 통해, 부모와 자녀 각각의 유약성과 반응을 함께 이해하는 과정을 알아보았습니다.
 
일차 감정과 이차 감정을 통해 겉으로 드러난 감정 너머를 살펴보는 접근도 다루어졌습니다. 부모의 분노 이면에는 자녀를 잃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이, 청소년의 분노나 회피 이면에는 슬픔과 무기력감이 있을 수 있습니다. 이러한 관점은 가족의 문제를 어느 한 사람의 잘못으로 돌리기보다, 각자의 고통과 충족되지 않은 욕구를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줍니다.
 
수인과 변화가 함께 이루어지는 가족 개입
 
이번 강연에서는 부모 스킬훈련과 부모 코칭, 가족회의를 통한 구체적인 개입 방법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자녀의 반복적인 위기를 지켜보는 부모 역시 두려움과 분노, 소진을 경험할 수 있기 때문에 부모 자신을 위한 지원이 필요합니다. 부모 코칭은 자신의 감정을 조절하고, 자녀의 효과적이지 않은 행동을 강화하지 않으면서 수인적으로 반응하도록 돕는 과정이란 점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저희 기관에서도 이를 상당히 비중 있게 다루고 여기에 반응을 잘 하는 가정에서 좋은 예후를 얻을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특히 수인하기가 자녀의 모든 말에 동의하거나 문제행동을 허용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 중요하면서도 어려운 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자녀가 정서적 불편과 고통을 빠르게 낮추고 싶어 하는 마음을 이해하면서도, 허용할 수 없는 행동에는 명확한 한계를 유지할 수 있어야 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접근은 수용과 변화를 함께 추구하는 DBT의 다이어렉티컬한 관점을 잘 보여줍니다.
 
가족회의에서는 자녀가 자신의 감정과 욕구를 정확하게 표현하고, 부모는 들은 내용을 요약하며 자신이 이해한 것이 맞는지 확인합니다. 치료자는 비난이나 판단이 나타날 때 대화의 속도를 늦추고 새로운 반응을 코칭하여 협력적 문제 해결을 돕습니다. 실제 대화 예시와 질의응답을 통해 이러한 원리를 가족관계 안에서 어떻게 적용할 수 있는지 구체적으로 살펴볼 수 있었습니다.
 
주체성과 가족이 함께하는 회복탄력성 기르기
 
로드리게즈 박사는 고통을 견디고 감정을 조절하는 것과 함께, 내담자가 자신의 삶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주체성과 통제감을 기르는 것이 중요하다고 역설했습니다. 이를 위한 ABC 스킬인 긍정적 경험 쌓기, 숙련감 쌓기, 미리 대처하기도 다루었습니다. 식물을 돌보거나 새로운 기술을 배우는 작은 활동은 삶의 문제를 즉시 해결하지는 않더라도,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이 있음을 경험하고 원하는 삶을 향해 움직이는 출발점이 될 수 있습니다.
 
나아가 가족이 서로 의지하고 협력하여 어려움을 헤쳐 나갈 수 있다는 ‘함께하는 회복탄력성’이 중요한 치료 목표로 제시되었습니다. 개인의 스킬과 숙련감에 더해, 어려운 일이 생겨도 함께 길을 찾을 수 있는 관계를 만드는 것입니다. 가족 개입이 청소년의 대처 능력뿐 아니라 가족 전체가 서로를 지지하는 힘을 기르는 과정임을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가족과 함께하는 DBT가 보여주는 치료의 가능성
 
이번 심포지움은 청소년의 감정조절 어려움과 고위험 행동을 다룰 때, 개인의 경험과 가족 안에서 반복되는 상호작용을 함께 고려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살펴볼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부모와 자녀 모두의 고통을 수인하고, 정확한 자기표현을 바탕으로 함께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이 실제적인 개입 방법과 함께 전달되었습니다.
무엇보다 이번 강연은 위기 행동을 줄이는 데서 더 나아가, 내담자가 원하는 삶을 향해 나아갈 힘과 이를 지지하는 가족관계를 만들어 가는 DBT의 방향을 보여주었습니다. 청소년과 가족을 만나는 임상가들에게 ‘수용과 변화’라는 핵심 원리를 실제 관계 안에서 구현하는 구체적인 통찰을 제공한 뜻깊은 자리였습니다.
 
 
2025년 9월부터 2026년 9월까지, 총 13번의 DBT 심포지움!
 
DBT KOREA의 DBT 심포지움 시리즈는 2025년 9월부터 2026년 9월까지 매월 1회씩 총 13회에 걸쳐 세계적 DBT 전문가를 모시고, DBT의 세계적 현황과 치료자가 알아야 할 핵심 원리 및 임상 실제를 함께 살펴보았습니다. 실시간 온라인 강연과 질의응답을 통해 전문가들의 연구와 임상 경험을 접하고 함께 공부하는 시간을 가졌으며, 이번 가족 개입 강연을 끝으로 시리즈를 마무리하였습니다.
 
또한, 매 강좌의 녹화본은 모두 업로드되어 있으며, 등록하신 분들은 올해 말까지 제한 없이 시청하실 수 있습니다. 함께해 주신 강연자와 참가자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