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범ㅣYong Cho, Ph.D.
DBT 치료에서는 이러한 ‘우리가 부정적이라고 말하는 ‘화’가 나쁜 것 만이 아니라 너무나 소중한 순기능이 있다는 것을 DBT 스킬훈련을 통해 배우게 됩니다. 리네한 박사의 1993년 DBT 워크북이 나왔을 때 부터 지금까지 DBT 치료에서는 부정적 감정을 없애는 것이 치료의 궁극적 목표가 아닙니다. 오히려 이 부정적이라고 하는 감정을 철저하게 그리고 수인적으로 이해하고. 그 감정의 순기능을 먼저 이해하는 법을 배우는 것, 그리고 그 감정을 감내하는 것을 배우는 것이 감정조절의 중요한 치료 목표입니다.
최근 논문에서는 ‘화’의 이러한 순기능에 대해 연구한 결과를 발표하였습니다. 1000명 이상의 참여자를 대상으로 도전해야하는 목표가 있을 때 화나는 감정적 반응이 이러한 목표를 달성하는데 도움이 된다는 것입니다. 어려운 퍼즐을 주고 이 퍼즐을 풀어야 하는 실험, 비디오 게임이나 경제적 손실을 막기 위한 상황 등에서 ‘화’는 문제 해결을 할 수 있는 능력을 증진시키고 빠른 대응을 할 수 있게 한다는 것입니다.
우리나라의 유교와 불교 전통에서는 오래 전부터 이러한 사실을 잘 알고 ‘화’의 감정을 미워하지 말고 우리의 발전을 위해 지혜롭게 사용하도록 알려주었습니다. ‘화’라는 감정을 우리를 바라보는 거울로 보고 반성하도록 하였고, ‘화’를 내지만 말고, ‘화’를 풀도록 우리의 언어 속에서 가르치고 있습니다.